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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19의 게시물 표시

그래도 조금씩은 달려봐야겠다.

나는 달리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달리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달린다는 행위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취미로서의 달리기를 내 일상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말이다.  내가 일상에서 달리기라는 취미를 배제한 첫 번째 이유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 첫 번째 취미인 농구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30여년 간 농구를 첫 번째 취미로 두면서 지속적으로 관절을 소모시켰기 때문에, 나는 무릎과 허리에 충격이 가해지는 행동은 되도록 안 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달리기가 심혈관계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좋은 영향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소모품인 연골을 아끼기 위해서 달리기를 되도록 안 하며 살아왔다. 게다가 첫 번째든 두 번째든 취미는 취미일 뿐이기 때문에, 취미보다는 일에 집중하게 되는 시기를 살면서 자연스럽게 취미를 즐길 시간 자체가 너무나 소중한 자원이 되었다. 즉, 어느 쪽으로든 달리기로 농구를 대체할 것이 아니라면, 달리기를 안 하는 선택이 나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이다.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는 감정적으로도 점점 더 움직이지 않게 되는 법이다. 달리기에 대한 나의 감정도 마찬가지여서, 10여년 전에 친구 따라 여의도에서 하는 나이키 'We Run' 이었나 하는 10km 달리기를 하고 앞으로 야외에서 달리기를 굳이 사서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굳힌 이후 단 한 번도 취미로 달리기를 하고 싶다고 느껴본 적조차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달리기를 해 봐야 하나 싶은 마음이 살짝, 아니 제법 들기 시작했다. 정신 질환 책 vs. 달리기 책 벨라 마키, 2019,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 비잉. 이 책은 심각한 공황 장애를 겪던 작가가 결혼 8개월만에 이혼을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겪은 후 그냥 뭐라도 해야지 싶어서 시작한 달리기라는 끈이 사실은 황금 동아줄이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