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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19의 게시물 표시

크리에이티브 커브: 페이크다 이 XX들아!

창의성과 천재 크리에이터 "이때부터 노래가 완성되기까지는 거의 20개월에 가까운 기간과 치열한 작업이 필요했다. ..그가 이 노래와 씨름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은 계속 조금씩 달라지는 그 노래를 듣는 데 신물이 나기 시작했다."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p21.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흔히 창의성, 그 중에서도 예술적 창의성이라 하면 '영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는 폴 매카트니의 꿈에서 시작해 20세기를 강타한 노래가 되었다. 이는 번뜩이는 '영감'이 예술적 창의성으로 발휘된 사례의 고전이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창의성에 관한 학문적 정의는 색다른, 그러면서도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을 만드는 능력이다."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p35. 창의성에 따라붙는 또 다른 단어는 '엉뚱함'이다. 사고가 발산하는 아이들의 엉뚱함을, 어른들은 흔히들 창의적이라고 표현한다. 창의성을 무엇으로 정의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일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는 그저 극도로 엉뚱한 것이 창의적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합의하는 창의성의 정의는 '가치'가 중심이다. 가치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나에게는 매우 창의적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별로 창의적이지 않거나, 전혀 창의적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의성이란 대중이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했는가 로 측정된다. "천재 크리에이터는 그 사람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얼마나 전향적으로 생각하는지, 얼마나 영향력을 가지는지를 드러내는 단순한 징표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 이다."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p103. 대중이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천재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 예술 작품이든 전자 제품이든 상관 없다. 대중이 그 상품으로부터 가치를 얻고 돈으로 보상

사촌누나가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사촌 누나가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한 편으로(2기) 며칠 전 수술도 잘 받았다는 얘기를 자형한테 들었다. 일요일을 이용해 병문안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고 기차표를 예약했다. 그러고 나니, 그제서야 유방암 환자한테 불쑥 찾아가면 어떤 얼굴로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은 건지 전혀 떠오르는 게 없다는 걸 자각했다. 아는 게 없으면 책을 봐야지. 누나한테도 선물하면 도움이 될만한 책으로. 금요일 퇴근 길에 강남 교보문고에 들렀다. 건강 코너에 가면 유방암 관련된 책만 모여 있는 서가가 있다. 거기 죽치고 서서 괜찮아 보이는 책을 몇 권 읽어봤다. 어떤 책이 도움이 될까? 유방암 자체, 그리고 표준적인 치료의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주는 종류의 책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삼성병원, 국립암센터 등 큰 병원의 유방암 관련 높으신 교수님들이 표지에 웃는 얼굴로 팔짱을 끼고 있다. 이런 책들은 대동소이한 내용을 담고 있어 적당히 보기에 편한 책을 하나 골랐다. 그 다음은 꼭 유방암이 아니라도 암 환자에게 어떤 식단이 좋은지 레시피를 담고 있는 책이다. 어떤 책은 이렇게 하면 암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식으로 되어 있지만, '암에 대한 민간 요법은 실패한 사례는 당사자가 죽고 없기 때문에 성공한 사례만 눈에 보인 것이다,'는 어느 교수님의 명언을 되새기면서 거른다. 멀쩡한 책들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떤 암에 특효가 있는 한 가지의 음식 같은 것은 없다.' 어디까지나 음식은 병의 치료를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영양분을 보충하고, 나쁜 영향을 줄 만한 요소를 배제하는 한편 먹는 즐거움을 상기시키는 것이 좋다. 이런 취지로 쓰여진 책 중 주식보다는 간식에 대한 책을 하나 골랐다. 그 다음으로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지게 될 누나가 조금이라도 쉽게 필요한 습관들을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머릿속으로 골랐다. 그러고나니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실제 투병 과정과 극복 과정에서

분산적 신뢰 모델을 통한 졸꾸월드에 관한 망상

"Jolgguuuuuuuuu~ World!!" 이런 느낌일까, 신박사님이 한 번씩 언급하는 '이기적 이타주의자의 커뮤니티'라는 것은? 적당히 가벼운 느낌이 신박사님 취향일 것도 같지만 어찌 보면 너무 날리는 느낌도 있어 실제 채택은 무리겠다. 어쨌든, 망상은 자유니 내 멋대로 이름은 <졸꾸월드>로 지어 놓고, 이 가상의 플랫폼에 대해서 망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졸꾸월드>는 이기적 이타주의자들이 자유롭게 서로와 사회에 도움이 될 어떤 가치를 주고 받는 플랫폼이다. 여기서 교환되는 가치란 Net+Working을 위한 종류 불문의 역량 그 자체가 되지 않을까. 그 대가는 다른 역량을 제공하거나, 혹은 가치의 보편적인 평가 기준인 돈을 통해 지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플랫폼의 참여자들은 각자의 역량과 이타적인 성향에 따라 플랫폼 내에서의 영향력을 갖게 될 텐데, 이기적 이타주의자의 역량이라는 것은 우선 스스로와 주변을 이롭게 한 다음 흘러 넘쳐 사회나 타인을 이롭게 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 이런 기준에서 재미 삼아 레벨을 나눠 보자면 위에서부터 졸벤저, 졸꾸러기 및 졸꾸바라기 정도로 나눌 수 있겠다. '졸벤저'는 수 차례 소개된 바와 같이 생계 문제를 이미 해결한 이타주의자다. 생계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옛 말로 바꾸면, 몸을 닦고 집안을 잘 다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하는 것이니, 이 남는 역량으로 이타심만 발휘하면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크게 도울 수 있는 '졸벤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졸꾸러기'는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돕기에 앞서 본인과 주변을 도울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단계의 이타주의자다. 이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스로의 성장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역량과 의도를 갖고 있으면 되겠다. '졸꾸바라기'는 이타

그냥 책 읽고 글 쓰기 #2 - 김성일, "마법의 돈 굴리기"

'재테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친구를 위해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여기에 대한 답을 드디어 찾은 것 같다. 즉, 직장인으로서 내가 갖고 있는 재테크의 방향에 대한 관념과 내가 행하고 있는 투자 전략을 정확하게 커버하면서도, 조금 더 세부적이고 깊은 내용까지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첫째로 스스로의 투자 전략에 대한 확신의 정도를 높일 수 있었고, 둘째로 투자 전략을 세부적으로 조정할 아이디어를 얻었고, 마지막으로 별다른 투자관이 없는 지인에게 입 아프게 얘기할 것 없이 이 책을 권한다는 선택지를 얻었다. 너무 아무 정보 없이 개인적인 감흥만 늘어놓은 것 같다. 이 책의 주제는 '자산 배분'이다. 누구나 재테크에 대해서 막연한 필요는 느끼지만, 카더라에 의존해 몇 종목의 주식을 사 두거나, 역시 카더라에 의존해 이런 저런 펀드에 가입하는 것 수준에 머무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도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이런 분들한테 단편적으로 왜 개별 종목보다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왜 달러화 표시 자산을 일부 가져야 하는지, 왜 채권이나 현금 비중이 필요한지 얘기해봐야 결국 돌아오는 반응은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이다. 앞으로는 이럴 때 거두절미하고 이 책을 추천해주거나, 그 지인이 나에게 가깝고 소중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선물해주겠다. 자산 배분 및 리밸런싱이 왜 노력 대비 수익률-고통 관점에서 최고 의 가성비를 갖는지, 주식과 채권은 왜 필수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하는지, 현금과 부동산, 귀금속이나 원자재는 어떤 식으로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주는지, 왜 해외 자산이 필요한지, 심지어 대표적인 자산 비율과 리밸런싱 방법, 실제로 해당 자산을 매입하는 방법까지 모두 정리되어 있다. 나 자신도 재테크 혹은 투자라는 분야에서 초보자에 불과하지만, 감히 최고의 입문서라고 할 수 있겠다. 다양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어느 정도는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고, 데이터를 통해 근거를 제시하면서

그냥 책 읽고 글 쓰기 #1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솔직히 말해서 아직은 구체적으로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6월 초에 보기 시작한 책을 거의 두 달에 걸쳐 읽은 탓이기도 하고, 그 사이 네 권의 책을 읽고 네 편의 서평을 쓰느라 주의가 분산된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내 수준이라는 것이 이 책을 한 번 읽고 이해하기에는 모자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이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굉장한 보험이 될 것이라는 것은 알겠다. 일상의 사소한 행동에서부터 노후의 준비까지, 블랙스완이라는 것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대비했을 때와 대비하지 않았을 때의 안정감은 천지차이일 것이다. 세상의 복잡성과 인생의 불확실성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느끼는 바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꼭 읽어봐야 할 만한 책이다. 그래도 중간중간 나오는 저자의 시니컬한 유머가 내용의 어려움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는 못하는 상황이지만, 언젠가는 나심 탈레브의 다른 책을 입수했을 때 다시 읽고 각잡고 글을 쓰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