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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19의 게시물 표시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후회 없이 보낼 수 있을까?

삶을 살아가다보면 대체로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진다. 내 길지 않은 삶과 넓지 않은 관찰, 상식을 근거한 논리만으로도 이를 성급한 일반화라고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별히 극단적인 삶을 살지 않는 한, 부모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기로 선택한 배우자를 사랑하고, 나를 닮은 아이를 사랑하고, 혹은 반려 동물을 사랑한다. 그리고, 하나씩 떠나보낸다. 그들이 떠나가든, 내가 떠나든.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그 속에서 사람을 대하는 기술을 끊임없이 습득한다. 하지만 그 대상은 대체로 아직 죽음이 구체화되지 않은 사람들이며, 그 주체인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생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사람과의, 혹은 내가 그런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의 대인 관계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경험을 통해 익숙해질 수 없는 것이다. 하물며 이런 관계에서의 실수는 만회할 기회조차 없으니 실수를 통해 배우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시기에 서로를 대하는 방법을 익히지 않으면 안되는데, 삶이 죽음에의 과정인 이상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이란 피할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다음이 없는 단 한번의 기회 에서 사랑한만큼 더 많이 남게 되는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죽음의 과정과 죽어가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죽어가고 싶은지 계속 궁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매기 캘러넌, "마지막 여행" 오랜 경력의 호스피스 간호사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기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도적이고 편안한 죽음의 방법과, 그 주위 사람들이 그들을 적절히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알려준다. 약 10년 전 이 책을 읽었을 때, 그 전에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좋은 죽음'의 과정과 '호스피스'의 도움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길지 않은 시간 뒤에 확정된 죽음을 앞두고 있는 환자

퇴근길 택시에서 #2 - 자기 소개

시작한지 이틀만에 또 다시 택시를 타게 됐다. 일주일에 하나, 라고 해놨으니 안 써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게으름을 겨우 억누르고 뭐라도 적어보기로 했지만, 결국 메타인지가 떨어져 30분의 귀가 중에 마무리를 못 하고 다시 나흘이 지나서야 마무리를 한다. 오늘의 주제는 나에 대한 것, 그 중에서도 제법 평범한 자기소개다. 글쓰기 연습 삼기도 괜찮고 처음 블로그를 열었으니 누가 와서 보는지와 무관하게 내 소개 정도는 해도 좋겠지 싶다. 나는 2019년 현재 38세인 직장인 남성이다. 요즘 정치나 경제 뉴스에도 나오는 5G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이만큼만 얘기해도 회사 이름까지 공개한 것은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좁은 영역의 일인 게 고민이다.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기술표준 문서를 이해하고, 고객사의 니즈와 경쟁사의 동향, 그리고 우리 소프트웨어 구현팀의 여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낸 다음,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요구동작 및 사양을 문서화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외 잡다하지만 본업보다 훨씬 많아지기도 하는 일들이 있긴 하다. 차치하고, 아무튼 내가 하는 일을 극도로 내 마음대로 일반화하자면,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다. 위에서 '균형점'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게 제법 부서 간 이해관계가 엮이는 부분이 있다보니 요지경인 경우가 많다. 해서, 자연스럽게 부서 내, 부서 간 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해 관심이 많고, 사람을 대하고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특히 메일이나 문서 등 글로 소통할 때 나의 짧은 글솜씨와 상대방의 낮은 문해력이 합쳐져 발생하는 부정적인 시너지를 어떻게든 줄여보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환경으로 나를 밀어넣고 있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 공간이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이어서 내가 무슨 부끄러운 짓을 하든 흉보는 사람 하나 없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는 누군가 찾아와서 내 부족한 글을 읽고 참을성 있게 뼈를 때려주고 가 주면 스스로

처음으로 독서 모임이라는 것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 알았을 때부터 여건만 허락한다면 꼭 참여해보고 싶었던 씽큐베이션이 시즌2로 돌아왔다! 이번이라고 사정이 바뀌었을 리 없어서, 평일 평균 귀가시간 00시고 월평균 3~4회 주말근무를 하는 30개월 아이 아빠가 매주 1권의 책에 대한 서평을 쓰고 고정적으로 격주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여전히 어림도 없는 일이라 포기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씽큐ON>이라는 온라인 모임이 있다! 사실은 뼈아대 영상이었나에서 이미 들어 알고 있었지만ㅋ 아무튼 공지가 뜨자마자 부랴부랴 준비해서 신청한 결과,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은 것이다. 씽큐베이션과는 달리 2주에 1권이라는 목표치도 어림잡아 평균 3~4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는 딱 적당한 목표가 아닐까 한다. 살짝 버겁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없잖아 있지만, 이렇게 굳이 블로그에 선정 사실을 공표하는 것도 내 자신을 조금 더 몰아붙여보려는 수작이다. 게다가 우연히 "완벽한 공부법"을 페이스북 광고를 보고 무슨 마음에서인가 이런 시건방진 제목의 책을 굳이 사서 읽은 뒤로 내가 가장 신뢰하는 책 추천 소스인 고영성 작가가 지정해주는 책을 떠밀려서라도 우선적으로 읽게 될 것이니 그것 또한 좋은 일이다. 아무튼 이번 기회를 통해 비록 온라인에서지만 독서에 대해 적극적인 여러 사람들과 좋은 책을 함께 나누는 경험을 해볼 수 있게 되어서 제법 신나하는 중이다.

퇴근길 택시에서 #1 - 시작하며

내가 다니는 회사는 평일 야간 근무 후 24시 이후에 퇴근하면 귀가 택시비를 지원해준다. 해서, 최소한 금전적인 부담은 없는 터에, 하는 일이 글 읽고 글 쓰는 것이다보니 다른 사람들 퇴근한 후 조용한 사무실에서 방해 없이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마침 성과를 많이 내야 하는 시기인 것도 있고 해서 체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새벽 1시쯤까지 일을 하고 택시로 귀가한다. 이렇게 귀가하는 택시에서는 어둡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책을 읽거나 읽은 책을 뒤적거리며 서평을 쓰거나 할 마음은 잘 안 들어서 대체로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거나 눈을 감고 음성만 들으면서 약 25~30분 정도 되는 퇴근길에서의 시간을 보내는데, 최근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글 쓰는 기회를 조금 더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떠올라서 즉흥적으로 택시로 퇴근할 때마다 그 때 그 때 생각나는 주제들로 되는대로 글을 써서 올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매번 택시로 귀가할 때마다 글을 하나씩 쓰겠다고 마음먹기에는 내가 그렇게까지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까, 목표는 일주일에 하나씩 글을 쓰는 것이다. 이제 곧 2019년도 절반이 지나가는 시점이니 목표대로라면 연말에는 대략 26개의 글이 '잡글' 라벨을 붙이고 있겠지. 그리고 시간제한이 있는 글쓰기니까 아무래도 그 날 쓸 글의 주제와 대략의 흐름 정도는 미리 구상을 해 두었다가 죽 풀어내는 연습은 되지 않을까 싶다. 마침 미리 주제와 흐름을 생각해보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으니, 다음 글의 주제로 삼을만한 내용을 이전 글 말미에 적어보는 것도, 해당 내용을 실제로 다음 글에 담지 않더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음 글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써 볼까 한다. 살면서 글을 통해 자기소개를 할 기회는 별로 없었는데(하긴, 말로도 마찬가지다), 블로그라는 게 일종의 자기소개 채널이라고 봤을 때, 블로그 시작 글과 특정 목적으로 부랴부랴 올린 예전 글들을 제외하면 초기에 적어봐도 좋은 주제가 아닐까 싶

폴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될 때"

그저 잔잔하고 울림이 있는 책이다.읽는 후 머릿속에 남은 주요한 키워드 세 개는 소명, 신앙, 가족. 요약을 하거나 평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듯 하고, 그저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은 문단을 다시 적어봤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저자가 인생에서 추구한 의미 같은 숭고한 것이 없는 것이 고민이던 차에, 저자의 딸이 저자에게 그렇고 나의 아이가 나에게 그렇듯이 나도 내 부모님께 기쁨이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제법 위로가 되는 글이었다.

비트코인은 왜 통화로써 기능할 수 없나?

홍춘욱,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를 읽고 하는 뻘 생각 개인적으로 굉장히 신뢰하는 소스로부터의 강력한 추천이 있어 굳이 새 책을 바로 주문해서 연달아 두 번 읽은 책이다. 역사라는 이야기를 통해 경제와 경제를 움직이는 돈의 힘에 대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책이고, 직전에 읽은 "환율의 미래"와 함께 읽는 것으면 경제라는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완벽하지 않을까 싶다고 경알못으로서 생각해본다. 그건 그렇고, 이 책을 읽으면서 책해는 한마디 언급도 없는 비트코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는데, 이와 관련하여 조악하게나마 이 책을 통해 화폐에 대해 이해한 바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에 대해 뻘생각을 펼쳐보려고 한다. 1) 화폐는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이다. 2) 화폐의 양은 일정한데 가치의 총량만 늘어나면 물건의 가격이 감소하고(디플레이션), 이는 곧 가치를 증가시키려는 경제 구성원의 동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가치의 총량을 감소시킨다. 3) 화폐의 양은 일정한데 가치의 총량이 줄어들면 물건의 가격이 증가하고(인플레이션), 2와 3을 반복한다. 4) 혹은 가치의 총량 대비 화폐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적어졌을 때도 각 3과 2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5) 즉, 화폐의 양이 가치의 총량과 함께 '적절히' 늘어나야 전체 경제가 성장한다. 6) 수확체증이 작용하는 산업혁명 이후의 세상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치의 총량을 측정하기에는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의 양은 한정적이었으므로, 금본위제는 제대로 유지되면 디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고,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금 없이 돈을 발행하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7)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금본위제를 탈피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역사적으로 불황의 빈도가 줄어들었다. 8) 그 와중에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고정환율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자국 내 경제에 대한 제어력이 제한되며, 우리 나라의 외환위기는 여

홍춘욱, "환율의 미래"

고영성 작가가 블로그에서 극찬했던 것을 봐뒀던 책이다. 경제 구성원으로서 경제라는 시스템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하지 않나는 문제의식을 계속 가지고 있던 차에, 단편적으로는 알지만 사실은 뭔지 잘 모르는 '환율'이라는 것에 집중해서 나름 쉽게 설명한 책이라 읽는 내내 흥미도 유지되고 개념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되었다. 다만, 어려웠던 점은 쉽게 설명된 책이라고 해서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경제라는 것이 복잡계이므로 여기에서 외환에 대한 내용만 추출하는 것이 불가능한데 만약에 추출이 가능하더라도 외환시장이라는 것이 또 복잡계인 측면이 있어서, 설명 하나하나를 이해한 것 같아도 전체적으로 시스템이 동작하는 것을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한 번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외환시장이나 경제 시스템이 돌아가는 흐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리마인드 차원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일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독후 바로 재독을 하면서 외환시장이 동작하는 방식과 경제와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곱씹거나, 혹은 외워버리는 접근이 이 책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도 상술한 바와 같이 일독 후 곧바로 재독을 했고, 일에 치이는 와중에 꾸역꾸역 읽은 터라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나는 주요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고정환율은 위험 하다. 변동환율은 경제 구성원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고정환율 제도를 채택하는 위험에 비하면 감수할만하다; 2) 달러/원 환율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경상수지와, 미국의 위험등급 회사채 금리 가 있으며, 특히 위험등급 회사채 금리가 치솟을 때는 안전자산인 달러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달러 강세가 나타난다; 3) 한국 경제는 태생적으로 선진국, 특히 세계 제일의 소비시장인 미국의 소비 경기에 민감 할 수밖에 없으며, 채찍효과에 의해 미국의 경기 상승과 하강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지속적으로 반

블로그란 걸 시작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블로그란 걸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이 온갖 채널을 통해 글쓰기가 중요하고 그 시작은 서평이라고 하도 강조에 강조를 해서, '그렇다면 써보지 뭐' 하고 에버노트에 꾸역꾸역 써 왔었는데, 그 서평도 독후감도 뭣도 아닌 애매한 글들을 피드백도 없이 혼자 쓰다보니 답답한 것도 없잖아 있고 이 작가들이 이제는 서평을 온라인에다 올리라고 성화인데다, 이제는 블로그에 공개된 서평 없이는 자기네가 주최하는 모임에 지원도 못하게 해 주시는 바람에 허접하든 말든 온라인에 내 글을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동기와 환경이 모두 갖춰진 덕이라고 해야 할까. 작가들은 누구고 모임은 또 뭐냐고? 작가들은 "완벽한 공부법", "일취월장" 등 단기간에 좋은 책도 많이 쓰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동기부여, 멘토링, 문해력 증 진 을 통해 '극락조선'을 만들어보겠다는 정신나간 스케일의 목표를 진짜로 해 나가고 있는 고영성 작가, 신영준 박사이고, 모임은 대교가 후원하고 체인지그라운드가 진행하는 무료 독서모임 ' 씽큐베이션 '이다. 요 씽큐베이션은 1기 때부터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만 하고 도저히 여기서 요구하는 속도의 독서와 서평 작성, 온/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할 시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법이 없어 신청도 못했고 2기인 지금도 내 사정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이번에는 온라인 독서모임인 '씽큐ON'이 있다! 물론 여기서 요구하는 2주 1권도 내 평소 책 읽는 속도를 보면 만만찮은 압박이 되겠지만 이 정도면 나 스스로에게 가하는 적절한 수준의 넛지로 삼을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신청을 해보려고 한다. 문제라고 하면 예전에 썼던 글들을 천천히 하나하나씩 꺼내보면서 조금씩은 가다듬어서 올릴 참이었는데, 2기 씽큐베이션의 신청 마감이 지금 이 블로그 개시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라는 점이다. 평일에는 밤 늦게 퇴근하고 주말 하루는 거의 출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