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성 작가가 블로그에서 극찬했던 것을 봐뒀던 책이다.
경제 구성원으로서 경제라는 시스템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하지 않나는 문제의식을 계속 가지고 있던 차에, 단편적으로는 알지만 사실은 뭔지 잘 모르는 '환율'이라는 것에 집중해서 나름 쉽게 설명한 책이라 읽는 내내 흥미도 유지되고 개념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되었다.
다만, 어려웠던 점은 쉽게 설명된 책이라고 해서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경제라는 것이 복잡계이므로 여기에서 외환에 대한 내용만 추출하는 것이 불가능한데 만약에 추출이 가능하더라도 외환시장이라는 것이 또 복잡계인 측면이 있어서, 설명 하나하나를 이해한 것 같아도 전체적으로 시스템이 동작하는 것을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한 번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외환시장이나 경제 시스템이 돌아가는 흐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리마인드 차원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일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독후 바로 재독을 하면서 외환시장이 동작하는 방식과 경제와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곱씹거나, 혹은 외워버리는 접근이 이 책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도 상술한 바와 같이 일독 후 곧바로 재독을 했고, 일에 치이는 와중에 꾸역꾸역 읽은 터라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나는 주요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고정환율은 위험하다. 변동환율은 경제 구성원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고정환율 제도를 채택하는 위험에 비하면 감수할만하다;
2) 달러/원 환율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경상수지와, 미국의 위험등급 회사채 금리가 있으며, 특히 위험등급 회사채 금리가 치솟을 때는 안전자산인 달러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달러 강세가 나타난다;
3) 한국 경제는 태생적으로 선진국, 특히 세계 제일의 소비시장인 미국의 소비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채찍효과에 의해 미국의 경기 상승과 하강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4) 대신 한국 경제의 불황 시에는 반대 급부로 달러화 강세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달러화 표시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해두는 자산배분 전략이 매우 유효하다.
생각나지 않는 중요한 내용들은 세 번째 읽을 때 보충하기로 하고, 총평을 하자면 경제와 환율에 관심은 있지만 무지한 사람들에게는 적극 추천하지만,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이해도 안 되는 용어들이 난무하는 경제서의 하나가 될 뿐일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평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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