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춘욱,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를 읽고 하는 뻘 생각
개인적으로 굉장히 신뢰하는 소스로부터의 강력한 추천이 있어 굳이 새 책을 바로 주문해서 연달아 두 번 읽은 책이다. 역사라는 이야기를 통해 경제와 경제를 움직이는 돈의 힘에 대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책이고, 직전에 읽은 "환율의 미래"와 함께 읽는 것으면 경제라는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완벽하지 않을까 싶다고 경알못으로서 생각해본다.
그건 그렇고, 이 책을 읽으면서 책해는 한마디 언급도 없는 비트코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는데, 이와 관련하여 조악하게나마 이 책을 통해 화폐에 대해 이해한 바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에 대해 뻘생각을 펼쳐보려고 한다.
1) 화폐는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이다.
2) 화폐의 양은 일정한데 가치의 총량만 늘어나면 물건의 가격이 감소하고(디플레이션), 이는 곧 가치를 증가시키려는 경제 구성원의 동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가치의 총량을 감소시킨다.
3) 화폐의 양은 일정한데 가치의 총량이 줄어들면 물건의 가격이 증가하고(인플레이션), 2와 3을 반복한다.
4) 혹은 가치의 총량 대비 화폐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적어졌을 때도 각 3과 2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5) 즉, 화폐의 양이 가치의 총량과 함께 '적절히' 늘어나야 전체 경제가 성장한다.
6) 수확체증이 작용하는 산업혁명 이후의 세상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치의 총량을 측정하기에는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의 양은 한정적이었으므로, 금본위제는 제대로 유지되면 디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고,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면(금 없이 돈을 발행하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7)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금본위제를 탈피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역사적으로 불황의 빈도가 줄어들었다.
8) 그 와중에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고정환율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자국 내 경제에 대한 제어력이 제한되며, 우리 나라의 외환위기는 여기서 기인했다고 봐야 한다.
여기서 비트코인은 태생적으로 총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화폐이다.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믿음의 총량에 비례하여 비트코인의 총량이 측정하는 가치의 총량이 늘어날수록 역설적으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늘어나므로, 비트코인을 보유한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실물 혹은 기타 화폐로 교환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이에 따라 물건에 대한 지불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금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에 대한 어떠한 신뢰의 총합이 비트코인을 안전하며 다른 자산 대비 높은 실제 가치를 갖는 어떤 것으로 만들어줄만큼 공고해진다면,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를 갖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자산 분배 관점에서 유동자산의 최대 2~3% 정도는 비트코인으로 구성해둬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뻘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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