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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에 대한 모든 것

리 골드먼, 2019, 진화의 배신, 부키.

2기 <씽큐ON>의 마지막 책이자 말 그대로 큰 꼬리().
앞의 다섯 권도 무척 좋았고, '미쳤네'라는 저급한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읽은 책도 제법 있었지만 이 책에 비하면 모두 손색이 있다. 어느 정도냐면, 지난 다섯 개의 서평은 내 이야기 혹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엮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식으로 작성해왔는데, 이 책에 대해서는 감히 내 이야기를 끼워 넣을 엄두조차 나지 않는 정도다.

해서, 이번 책의 서평은 그저 각 잡고 내 수준에서 느낀 이 책의 장단점을 나열해보는 식으로 접근해보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더 서평다운 서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책보다 이 글을 먼저 볼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사전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출처: 통계청, 2017년 사망원인 통계.

1) 비만과 당뇨, 2) 고혈압, 3) 우울증과 자살, 4) 심장 질환과 뇌졸중.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들로, 우리 나라에서도 사망원인 상위에 모두 랭크되어 있는 큰 사회적 문제들이다.
워낙 흔하게 접하다보니 마치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사실은 원인도 대책도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태반인 이 질환들이,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생존에 도움이 되었던 네 가지 핵심 형질이 산업 혁명이 가져온 급격한 맥락의 변화에 의해 오히려 생존을 위협하는 형질이 된 결과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이다.

수렵과 채집으로 생활하던 시기에는, 열량의 공급이 일정하지 않았기에 굶어죽지 않기 위해 기회가 있을 때 폭식을 통해 열량을 몸에 보존하는 형질이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그 결과 우리 모두는 기회만 있으면 먹으려는 열망에 휩싸이고, 먹은 열량을 효율적으로 소화시켜 몸 속에 저장하는 형질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의 시대에 넘쳐나는 열량은 이 형질을 비만과 당뇨의 유발 인자로 만들어버렸다.

수렵/채집 시기에 인간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갖고 있던 육체적 우위는 체온 관리 능력이었다. 하지만 땀의 배출을 통해 효과적으로 체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었던 반면 땀의 배출은 탈수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했기 때문에 인간은 물을 많이 마셔야 했고, 또한 땀과 함께 배출된 나트륨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소금도 적당량 섭취해야 했다. 소금은 귀한 자원이어서 나트륨 과다보다는 부족에 의한 리스크가 더 컸으므로, 우리 모두는 소금을 원하고 보존하는 형질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현대의 넘쳐나는 소금은 이 형질을 고혈압 유발 인자로 만들어버렸다.

살인은 문명이 발전하기 전 우리 조상들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였다. 따라서 스스로가 살인의 주체가 될 능력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살해당할 가능성을 과장해서 염려하며 지나치게 조심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살아남았기 때문에, 우리는 싸울 때, 도망칠 때, 복종할 때를 판단하는 본능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줄어든 폭력과 여전한 경쟁은 이 형질을 불안,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더 나아가 자살까지 유발하는 인자로 만들어버렸다.

외상과 출산 시 다량의 피를 잃어버려서 죽음에 이르는 일을 빈번하여, 혈액 응고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제도와 의술 덕분은 이 형질을 각종 심장질환 및 뇌졸중 유발 인자로 만들어버렸다.

이 책의 아이디어는 어떤 면에서 단순하다. 세상의 많은 - '모든'이라고 말하고 싶다 - 것들이 그렇듯이 유전 형질에도 장단점이 있으며, 어떤 맥락에서는 장점이던 것이 맥락이 변함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용은 단순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굉장한데, 현대 사회의 주요 만성질환이라는 큰 이슈에 대해 양적/질적으로 모두 탁월한 정보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이를 풀어나가는 흐름이 명료하며, 성급하게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맥락적/통계적/시스템적인 고려 사항을 제시함으로써 생각의 폭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전문가를 넘어 대가의 수준이란 어떤 것인가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

첫째, 진화의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진화론에 대해서 잘 모른다.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 구도와 같은 것 때문인지 어떤 신념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창조론과 달리 진화론은 진화생물학이라는 주류 과학 이론이다. 닐 타이슨이 말했듯이, 진화 이론은 중력 이론과 마찬가지의 과학적 사실인 것이다. 아직도 천동설이나 편평 지구론을 믿는 것이 아니라면 창조론에 대한 미련도 접어두도록 하자.
진화론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진화가 어떤 의도나 방향성을 갖고 이루어진다는 오해를 갖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화의 주요한 요소인 돌연변이는 전적으로 무작위적이며 방향성이 없다. 여기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은 맥락이다. 무작위적으로 발생한 변화가 기존보다, 혹은 다른 변화보다 종의 생존에 유리하면, 이 변화가 세대를 거치면서 고착화된다. 이를 사후해석적으로 바라보면 - 나는 후견지명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 마치 어떤 종의 형질이 환경에 맞춰 의도적으로 개발되어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호모 사피엔스라는 우리 종의 진화가 환경에 따라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어왔는지 몇 가지 사례 - 이 책의 핵심 주제인 비만, 고혈압, 우울증, 심장질환/뇌졸중 등 - 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최소한 이런 그림을 갖고 진화를 얘기하지는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출처: Pixabay

둘째, 비만과 고혈압, 우울증, 심장마비, 뇌졸중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우리는 여전히 비만과 고혈압, 우울증, 심장마비, 뇌졸중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언론에 언급되거나, 보험 약관에서 보고 지나가거나, 주변 사람 누군가 앓는다는 소식을 통해 익숙하긴 하지만 이게 왜 생기는지,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병원에 가면 처방은 왜 이렇게 나오는지 등에 무지하다. 심지어 본인이 앓고 있는 경우에도.
이 책을 읽으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이러한 질병들이 발생하는지, 이러한 질병들의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관리 필요한 지표가 무엇인지, 질병이 발생한 다음 본인의 노력을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현대 의학의 힘을 빌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다보니 개인 레벨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책의 주제는 개개인보다 사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건강 관리에 대한 개인의 노력을 폄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개개인의 의지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지, 개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는 이미 환경 설정과 습관 설계를 통해 개인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본인의 습관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더 건강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본인의 노력을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현대의학으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맥락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진화론 자체가 맥락의 학문이다. 변이는 무작위적으로 일어나고, 그 변이가 어떤 때는 맞고 어떤 때는 틀린 결과가 진화인 것이다. 에너지 저장과 소급 섭취, 감정 조절, 혈액 응고라는 네 가지 형질에 대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도 맥락의 변화이다. 구석기 시대에는 이러한 형질이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그 결과로 이러한 형질이 없는 개체들이 도태되고, 이러한 형질을 갖고 있는 개체들만 자손들에게 형질을 물려주면서 살아남은 결과 우리 모두 혹은 대부분은 이런 형질들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 특히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이 변화된 맥락 속에서 이러한 형질들이 더 이상 우리 종의 생존에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에 대해 특정 상황에서는 이러한 형질들이 생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각자가 처해 있는 맥락이 각자가 갖고 있는 신체적 특성을 유리한 것으로 만들지 불리한 것으로 만들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넷째, 통계적, 시스템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개체로서의 몸과, 집단으로서의 종과 사회의 문제를 통해 저자의 통계적, 시스템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대상을 무엇으로 보냐에 따라 맥락이 달라진다. 책은 개체로서의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는 한편, 집단으로서의 우리 종이 대면한 문제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가능한 후보 안들을 제시한다. 세상도 복잡하고 우리 몸도 복잡하기 때문에, 단 한가지의 완벽한 해결책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현대 의학이 찾아낸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안들과 기대되는 가능성들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 미국 사회에 편중되어 있긴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 질병들이 발생시키는 손실이나, 이런 저런 해결책들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등을 통계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을 따라가볼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해결 방안들이 시스템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어떤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을지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과 저자의 의견을 비교해 봄으로써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단점>

첫째, 너무 많은 정보가 압축되어 있어 읽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좋은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정보가 압축되어 있어, 한 쪽 한 쪽을 읽는 것이 매우 힘들다. 단순 페이지 수만도 500페이지나 되는 책인데, 1000개 가까운 인용이 달려 있는만큼 정보의 밀도도 매우 높다. 개인적으로는 <씽큐ON> 활동 중에 읽은 어떤 책보다도 페이지 당 읽는 시간, 밑줄 친 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정리하면, 어렵고 긴 책을 읽는 것이 훈련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권하기 어렵다.

둘째, 건강 지침서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건강 지침서가 아니다. 현대 사회의 주요한 만성 질환들에 대해서 다룬다고 해서 건강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얻기를 원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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