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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어디서 투자하는 게 좋을까? - 해외주식계좌 vs. 국내주식계좌


인생 첫 자발적 강연 참석.

회사에서 하는 이런저런 문화강좌 중에 홍춘욱 박사님 강연이 올라와서, 냉큼 신청하고 시간 빼서 다녀왔다.
제목은 아마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투자와 자산배분 전략>이었던가? 내용은 홍박사님 책이나 유튜브 채널에서 차고 넘치게 접한 내용이라 복습차원에서 들었고, 그냥 팬심 충족하는 느낌으로 잘 들었다.

핵심은 1) 주거용 부동산 하나는 사 놓고 시작하자, 2) 그게 싫으면 달러 자산을 모아라, 이 두 가지라고 생각하고, 운 좋게 1)은 달성한 상태에서 2)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정말 궁금한 질문을 하나 할 기회를 얻은 것이 큰 소득이었다.

"해외주식계좌에서 미국채 투자를 하고 있는데, 국내계좌에서 환오픈 미국채 ETF 투자하는 것과의 장단점 비교를 부탁드린다."
이게 대략 내가 질문한 내용이었다. 나름 강연 내내 생각을 정리해서 질문을 했는데도 제법 긴장이 되어서 정확한 질문이 되었는지 자신은 없다. 아무튼 답변해주신 핵심은 다음과 같다.
'국내시장에서 ETF 활용은 투자 용이성 측면에서 아주 좋지만, 아무래도 해외 시장에의 투자대행이다보니 '아주 약간' 금리가 낮다. 그리고 세금 부과 체계 특성을 고려하면, 장기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면 해외주식계좌에서 직접 투자, 적극적인 매수/매도 성향을 갖고 있다면 국내주식계좌에서 간접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전자에 해당하는 투자를 이미 하고 있고, 장기투자를 목표하므로 하던대로 하면 된다는 얘기. 투자라는 게 항상 자신의 철학과 방법론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 놈인데, 정말 신뢰하는 전문가로부터 내 방법론에 대한 믿음을 더 다질 수 있는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정말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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